[화담일보=이상헌기자]
수도권과 지방의 건설수주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2023년에는 지방의 건설수주액이 수도권보다 많았지만, 2025년에는 수도권 수주액이 지방을 51조4,000억 원 앞섰다. 불과 2년 사이 지역별 건설수주 규모와 흐름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6년 4월 30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 제1055호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 건설경기동향조사 기준 수도권 건설수주액은 2023년 87조4,000억 원에서 2024년 114조3,000억 원, 2025년 128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지방 수주액은 같은 기간 89조 원에서 81조2,000억 원, 77조 원으로 감소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수도권은 약 46.9% 증가했지만 지방은 약 13.5% 줄었다.

공공수주에서도 확인되는 수도권 집중
전체 건설수주를 공공부문과 비교하면 지역별 격차의 양상이 더욱 뚜렷해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 공공수주는 2023년 20조8,000억 원에서 2024년 24조2,000억 원, 2025년 27조6,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방 공공수주는 같은 기간 23조5,000억 원, 26조2,000억 원, 26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지방 공공수주가 수도권보다 2조7,000억 원 많았지만, 2025년에는 수도권이 1조5,000억 원 앞섰다. 지방 공공수주도 2023년보다 증가했으나, 수도권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2025년 전체 건설수주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는 51조4,000억 원인 반면 공공수주 차이는 1조5,000억 원이다. 이는 공공수주 규모의 차이만으로 지역별 전체 건설수주 격차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공공부문 외 수주 구조와 지역별 민간 투자 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다만 연구원 보고서에 제시된 지역별 전체 수주와 공공수주를 단순 차감한 금액을 별도의 지역별 민간수주 확정 통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지방에 집중된 미분양, 주택시장 회복에도 부담
건설수주와 함께 주택시장 상황도 지역별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5년 12월 미분양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510호였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1만5,883호, 지방은 5만627호로 집계됐다. 지방 미분양이 전국의 약 76.1%를 차지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는 민간 미분양 주택을 대상으로 집계한다. 따라서 해당 수치는 지방 민간 주택시장에서 분양되지 않은 물량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분양이 누적된 지역에서는 기존 공급물량과 신규 분양물량이 같은 수요를 두고 경쟁할 수 있다. 이 경우 건설사와 시행사는 신규 사업의 예상 분양률과 자금 회수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예상 수익성이 낮아지면 신규 사업 착수를 늦추거나 사업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단순히 이미 공급된 주택의 판매 부진에 그치지 않고 향후 주택사업 추진 여건을 판단하는 데에도 중요한 지표다. 다만 개별 사업의 실제 착수 여부와 미분양의 영향은 입지, 분양가, 자금조달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026년 주택 공급에서도 확인되는 지역별 차이
최근 주택 공급 지표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확인된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 10월 30일 발표한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의 9월 주택 인허가는 1만7,620호로 전년 동월보다 15.2% 감소했다. 비수도권은 8,318호로 68.9% 줄었다.
착공도 수도권 9,308호, 비수도권 6,738호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3.3%, 50.2% 감소했다. 두 지역 모두 감소했지만 인허가와 착공의 감소 폭은 비수도권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반면 분양 실적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은 6,508호로 전년 동월보다 47.7% 감소했지만 비수도권은 1만3,243호로 26.4% 증가했다.
이는 주택 공급의 모든 단계가 수도권과 지방에서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인허가와 착공은 향후 공급을 가늠하는 선행지표인 만큼, 한 달의 증감률만으로 장기적인 지역 건설경기를 확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역별 건설경기, 서로 다른 회복 여건
수도권과 지방의 건설경기 차이는 전체 수주 규모뿐 아니라 공공발주와 주택시장에서도 서로 다른 양상으로 확인된다. 수도권은 전체 건설수주와 공공수주가 증가한 반면, 지방은 전체 수주가 감소하고 미분양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지방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기존 주택 공급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신규 주택 인허가와 착공도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신규 사업의 추진 여건과 향후 건설수요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결국 수도권과 지방의 건설수주 격차는 단순한 공사 물량의 차이를 넘어 지역별 투자 여건과 주택 수요의 차이까지 반영하고 있다. 전국 건설경기의 회복 여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역별 온도 차가 건설산업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